“건설직 취업 안하고 싶어요”⋯대구·경북 건설현장 고령화 심화

열악한 근무환경과 높은 업무강도, 산업재해 1위, 군대식 문화 등으로 인해 건설분야가 3D업종으로 분류되면서 대구·경북지역 건설현장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 청년층의 건설업 기피현상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최근 발표한 ‘지역별 건설산업 및 건설근로자 통계(2025년 3월 기준)’에 따르면 대구지역 건설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52.2세, 경북은 53.9세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인 51.5세보다 각각 0.7세와 2.4세 높은 수치다. 특히 경북의 경우 전북(54.2세)에 이어, 전국에서 건설근로자 평균 연령이 두 번째로 높았다.

전체 근로자 수는 대구가 1만7천77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7% 감소해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고, 경북도 같은 기간 3만4천871명으로 전국 평균 감소율(-18.3%)과 비슷한 -18.1%의 변동률을 보였다.

연령대별 분포는 전국 기준으로 50대(34.4%)와 60대(25.3%)가 전체의 약 60%를 차지한 반면, 20대 이하(5.8%)와 30대(12.0%)를 합쳐도 17.8%에 불과해 건설 현장의 청년층의 비중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청년들이 건설업을 외면하게 된 주요 배경은 열악한 근무여건과 복지 부족, 과도한 현장 업무 등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북권 4년제 건축학과 졸업 후 세 곳의 건설업체에서 경력을 쌓은 김상우(31)씨는 “첫 직장을 다닐 때까지만 해도 내가 좀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기면 업무환경이 좋아질 거란 기대가 있었지만, 이직 이후에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며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부산에 마련했지만, 업무 특성상 한 지역에서 장기간 머무를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고심 끝에 퇴사하고 다른 직종으로 이직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년층을 중심으로 건설업 기피현상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기준 국내 외국인 건설근로자는 전체 건설업 근로자(156만400명)의 14.7%에 달하는 22만9천54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건설근로자 비중은 2020년까지만 해도 국내 건설현장에서 11.8%로 10명 중 1명 꼴이었지만 2021년 12.2%, 2022년 12.7%, 2023년 14.2%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구에서 하청 건설업체를 운영 중인 권춘하(61)씨는 “20년 전만 하더라도 건설현장에 젊은 인력들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 젊은 층들은 예전과 달리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부모들도 자식이 고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면서 청년들의 건설업계 유입이 저조한 상황”이라며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구인활동을 하지만,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층이거나 외국인 근로자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건설현장의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나면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한 안전사고도 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국내 산업현장의 외국인 근로자 사망자 수는 2021년 42명에서 2023년 55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권씨는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나면서 현장에서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안전을 해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현장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