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실적 최고치 경신…삼성전자 추월

이한별 기자 2025-01-23 16:18:22
SK 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 모형도 / 연합뉴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간 기준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DS부문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AI 메모리칩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하면서 수익률이 크게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최고의 한 해 보낸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23조4천673억원으로 전년(영업손실 7조7천303억원)과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3일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35%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은 66조1천9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순이익은 19조7천969억원(순이익률 30%)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로, 지난해 3분기에 세운 사상 최대 기록(매출 17조5천731억원·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1분기 만에 경신했다.

4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8조828억원(영업이익률 41%)으로 전년 동기보다 2천235.8%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9조7천670억원과 8조65억원(순이익률 41%)이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 15%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에도 높은 성장률을 보인 HBM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고 기업용 SSD도 판매를 지속 확대했다"며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구축했고 이를 기반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인공지능(AI) 큰손 고객인 엔비디아에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HBM3E 12단 제품도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했다.

SK하이닉스는 "고객의 요구 수준에 맞는 제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면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2024년 말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14조2천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조2천억원 증가했으며, 차입금은 22조7천억원으로 같은 기간 6조8천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도 각각 31%와 12%로 크게 개선됐다.

◆ 올해도 성장세 이어갈 듯

SK하이닉스는 빅테크들의 AI 서버 투자가 확대되고 AI 추론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고성능 컴퓨팅에 필수인 HBM과 고용량 서버 D램 수요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HBM3E 공급을 늘리고 6세대인 HBM4도 적기 개발해 고객 요청에 맞춰 공급할 계획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1월 HBM3E 16단 제품 개발을 공식화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 HBM3E 16단 제품 샘플을 공급해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HBM4도 양산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와 함께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지는 DDR5와 LPDDR5 생산에 필요한 선단 공정 전환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낸드는 작년에 이어 수익성 중심 운영과 수요 상황에 맞춘 유연한 판매 전략으로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연간 고정배당금을 기존 1천200원에서 1천500원으로 25% 상향해 총 현금 배당액을 연간 1조원 규모로 확대했다. 이에 향후 배당시 고정배당금만 지급하고, 기존 배당정책에 포함됐던 연간 잉여현금흐름(FCF)의 5%는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우선 활용할 방침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칩 수요 강세는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GPU 신제품 생산 원가에서 HBM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결국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AI에 대한 대응 능력이 실적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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